‘칼의 노래’, ‘데미안’에 이어 세 번째로 책을 읽고 소감을 적는다. 살면서 일반책을 거의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반강제적으로나마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자라고 시작했는데 벌써 세 번째라니 뿌듯한 마음이 든다. 이런 습관을 시작하게 해 준 박윤정 선배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위화의 인생이란 책을 받았을 때의 느낌은 일단 걷표지를 보니 어려워보였다. 위화라는 글자도, 중간중간에 쓰여있는 한자도 어려워 보였다. 칼의 노래도 잘 읽혀지지 않아 놓치는 부분이 많았고, 데미안은 말할 것도 없이 무슨 말인지 이해안되는 대목이 많아서 언젠가 꼭 다시 읽어봐야지라고 생각했다. 다시 읽을 때는 그 때보다는 조금 더 다가갈 수 있겠지 하고 말이다. 이 책을 받았을 때 보지도 않았지만 어려울 거라 생각했고, 받고 난 후 오랜 시간 후에 책의 첫페이지를 넘겼던 것 같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기 전 우연히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 법정에 선 노숙인에게 판사가 위화의 ‘인생’ 이라는 책을 건넸다는 것이다. 보통의 나라면 그냥 지나쳤을 테지만, 책을 펼쳐보지는 않았지만 책표지만 많이 보고 읽기 시작하자라고 다짐을 한터라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이 책이 주는 교훈이 크겠구나, 책 제목인 ‘인생’처럼 한 사람의 사고방식과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책이겠구나 생각하고 조금씩 시간을 내여서 읽어보았다. 다행히 이전 책들과는 다르게 집중력 있게 빠르게 읽혔다.
주인공인 푸구이는 젊은 시절에 지주 집안의 망나니 아들이었다. 자전이라는 여자와 결혼을 하고도 기생집을 드나들고, 도박을 즐겨했는데 룽얼과 도박하다가 전재산을 잃게 된다. 모든 땅과 집을 잃고 난 후 룽얼의 소작인이 되었고 삶의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게 되고, 둘째를 임신한 자전은 장인어른이 데려갔다가고 출산하고 한참 후에 돌아오고 이후 어머니는 쓰러지시게 된다. 어머니 약을 구하려고 성안으로 들어갔는데 군대에 끌려가게 되고 2년만에 해방군의 도움을 받아 집에 돌아오게 됐는데 어머니는 아들이 어디로 간지도 모른 채 돌아가셨고, 첫재딸 펑샤는 한차례 고열로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가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도박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 극한 상황에 처했을때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가 있었고 가족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돌아온 마을에서는 토지 개혁이 시작되었고, 인민정부 공산당은 재산을 몰수해 소작인들에게 나눠주게 되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지주인 룽얼은 사형을 당하게 된다. 사형당하는 날 룽얼로부터 “푸구이, 너 대신 내가 죽는구나” 라는 말을 듣게 되고, 돌아오는 길에 자기가 집안을 말아먹지 않았다면 룽얼 대신 죽는 사람은 본인이라는 생각에 섬뜩하게 된다. 전쟁터에서 살아남고 룽얼이 죽은 것을 보고 앞으로 제대로 살기로 결심하게 된다. 푸구이는 옛말에 큰 재난을 당하고도 죽지 않으면 훗날 반드시 복이 있을 거라 얘기하면서 이 책이 우리에게 주려는 메시지는 젊은 날 망나니처럼 살다가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더라고 변화하고 반성하고 노력하면 점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인줄 알았다.
이 후 둘째인 아들 유칭은 병원에서 피를 뽑다가 죽게 되었고, 아내인 자전은 구루병에 걸려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다가 두 자식을 보내고 죽게 된다. 첫째인 펑샤가 얼씨라는 짝을 만나 쿠건이란 자식을 낳지만 애를 낳다가 죽게 되고, 얼씨는 공사장에서 사고로 죽게 되고 쿠건은 잘 먹지 못하고 일만 하다가 아프고 콩을 많이 먹어 죽는다. 결국 가족들은 모두 죽게 되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 생각하는 늙은 소를 사서 ‘푸구이’라는 이름을 붙여줬고 이 늙은 소와 함께 살아가게 된다.
가족들이 죽을 때 설마 하면서 책을 읽는데 너무 담담하고 간결하게 풀어나간다. 푸구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중국의 변화하는 역사적인 시대를 일반 개인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어떠한 변화를 거쳐서 현재에 이르렀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책이나 영상으로 더 접근해 봐야겠지만 알아보고 싶다는 흥미를 갖게 되었고, 시대의 격랑 속에서 가난한 삶 속에서도 희노애락을 느끼며 죽지 않고 담담하게 살아가는게 인생이라는 건가라고 생각해 보았다.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라는 위화의 말이 가슴 한쪽에 남는다.
책을 읽기 전 내가 생각했던 방향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서 적잖이 당황했고, 그 당시 시대에는 그랬었는지 모르겠지만 가족의 죽음을 죽었다는 말 한마디로 너무 덤덤하게 서술되고 넘어가서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시대의 변화 속에서 많은 시련과 고난, 고통이 있지만 꿋꿋이 덤덤하게 살아가는 거에 대한 생각보다는 만약 나의 가족이 한명씩 죽음을 맞이하고 나 혼자 남게 되었을 때 내가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을 떠나 보내고 푸구이처럼 덤덤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좀 더 나를 위해 나의 가족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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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박준영 세무사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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