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6.26. 월요일 18시 30분
담양군 <창평국밥> 건너편 공사중...ㅜㅜ
억수로 비가 오다...~~
독후감 글쓴이가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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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송태곤 “아버지의 해방 일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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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50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 동안 수없이 많은 책들을 읽고 감동을 받아왔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내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윤정 선배의 책 선물을 그동안 3차례 받으면서 유일하게 읽었던 책이다. 첫 선물은 아들에게 그냥 선물로 주고 마지막 책은 거실 탁자에 놓여 있다. 책을 평소에 진심으로 많이 읽는 편인데...(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 외 독서천재 홍대리) 이를 통해서 1년 100권 읽기를 도전했던 적이 있다. 11개월이 걸렸다. 그런 나에게 이제 눈이 잘 보이지 않아서 고민과 도전이 되는 상황이었다. 여전히 지금도 이는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에겐 큰 고민이고 고난이다.
하지만 윤정 선배에게 이 책을 선물 받고 다짐을 해서 3일 만에 완독을 했다. 책이 주는 감동을 오랜만에 경험할 수 있었다. 소위 90년대 학번인 나는 학생운동을 경험했다. 군부독재, 반미 운동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듣고 함께 했었다. 개인적으로 내 삶을 바꾼 책이 있다면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이었다. 어쩌면 이 책과 연장선에 있는 책이라고 생각을 했다. 다른 시선으로 보는 암울했던 대한민국의 현대사 중 하나일 것이다.
작가 정지아!!! 어쩌면 내가 알고 있는 이가 아닐까? 읽고 있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빨치산의 아버지... 이는 자신의 선택이 아닌 운명일 것이다. 이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희노애락을 느끼면서 우리가 작가의 깊은 내면적 생각과 경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자신을 낳아준 부모가 있을 것이다. 금수저, 가난, 평범, 장애, 가족, 행복, 불행 등 다양한 단어가 연상되는 가족... 그리고 그 안에서 아기 시절에서 유년시절, 그리고 학창기와 함께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과 사회의 일원이 되기까지...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정지아 작가가 아버지 등에서 업힐 때와 무등을 탔을 때 기분과 감정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하는 교감...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던 아련한 추억일 것이다. 내게도 딸이 하나 있다. 그냥 좋다. 안아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수없이 하고 있다. 그것이 아버지의 마음이다. 작가의 아버지... 빨치산으로 20년을 넘게 장기수로 감옥을 살았던 아버지를 기억하게 만드는 업힘과 무등을 탔던 경험이 성인이 되어서도 글을 써 내려가는 소재가 되었던 것이다.
나에겐 고 2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억은 자전거 뒷자리를 타고 시장에 가서 참외를 사서 돌아왔었던 작은 소재가 있다. 연좌제가 있었다. 이 연좌제는 조선시대 말기에 있었던 통치 제도 중 하나였는데 박정희 군부가 유신을 하면서 다시 만들었던 법안이다. 책에서 작가의 사촌오빠가 육사를 합격했다. 지리산 산골짝에서 경사인데 빨치산 큰아버지를 둔 조카는 신원조회를 통해 합격이 취소되었다. 그리고 작은어머니는 죽을 때까지 큰아버지를 원망했다. 가장 인간적인 면이 아닐까? 어머니로서 자식의 앞길을 망친 시숙님이... 개인적 생각이지만 이런 일들이 70~90년대에는 흔히들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서로 가족과 사촌 간에 원망을 했고 앙숙이 되었다. 국가가 만든 재앙 중에 하나임이 틀림없다. 우리는 이런 아픔을 가지고 한 시대를 살아왔다. 연좌제가 폐지되고 사촌오빠는 공무원으로 합격을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화해의 씨앗을 만들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작가 아버지의 초상집에 조문을 온 조카... 조카는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졌을까?
인문학에서 보면 죽음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나는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가? 또한 죽음을 생각해보면 나의 삶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는 계속적인 질문과 함께 답을 찾아가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개인적 삶이다. 아버지의 죽음은 빨치산의 삶을 마무리 짓고 평범함 속에서 그 뭔가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뭔가가 바로 해방이 되어 자유를 찾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 해 본다.
소설 속에 나오는 여러 명의 인물들이 있지만 담배친구, 아버지의 친구, 그리고 상가 집에 조문 오는 다양한 인물들... 흔히들 애경사를 통해서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들 한다. 작가도 외동딸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조문을 온 사람들 각자가 아버지와 다양한 인연을 가지고 한 시대를 살아온 것이다.
올해 고려고 4회 동기회에서 주관하는 30주년 행사가 있다. 과연 나는 어떻게 이 행사를 준비하고 실행에 옮길 것인가? 그리고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을 해본다. 동기회가 4년 정도 되었는데 애사에 많은 친구들이 부모님 상가집에 가서 함께 위로를 해주고 있다. 작지만 잘하고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아버지의 해방일지’ 책을 통해서 가슴과 마음으로 공감하고 감동을 받았는데 글로 오랜만에 표현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 무한한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하기 전까지는 큰 짐처럼 느껴지는 것을 이제는 평온함과 감사함으로 바뀌는 것을 느끼고 있다. 책을 읽기가 두렵고 집중이 되지 않는 시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접할 수 있는 고민을 할 수 있어서 또 다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윤정 선배의 제안과 독서토론회 모임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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